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바꿔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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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를 바꿔도 되는가

### ―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바라보며

요즘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단순한 영화 한 편의 흥행 문제로만 바라보기에는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자유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

감독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할 자유가 있고, 배우에게는 작품에 출연할 자유가 있으며, 관객에게는 그 영화를 보고 좋아하거나 비판할 자유가 있다.

나는 **표현의 자유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만으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자유롭게 만들어도 되는 것일까?**

나는 이 문제는 단순히 ‘영화니까 허구일 뿐이다’라고 넘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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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사람들의 역사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영화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역사책 한 권을 읽는 사람보다 영화 한 편을 보는 사람이 훨씬 많을 수도 있다.

특히 유명 배우들이 등장하고 언론에서 크게 다뤄지는 영화라면 관객에게 전달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관객들은 영화 속 장면과 대사를 오랫동안 기억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영화에서 본 장면을 실제 역사적 사실처럼 기억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감독의 상상인지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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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과 역사 왜곡은 다른 문제다

나는 과거의 대통령이나 정치인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든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을 비판할 수도 있고,

권력의 잘못을 지적할 수도 있고,

과거의 정치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다.

그러나 **비판하는 것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잘못이 있었다면 자료와 기록을 가지고 비판하면 된다.

새로운 역사적 주장이 있다면 근거를 제시하면 된다.

그 과정이 있어야 국민들도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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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적 상상’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허용될 수 있을까

영화는 허구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가져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상의 인물과 가상의 사건을 만들어낸 것과 실제 인물과 실제 사건에 새로운 내용을 덧붙이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특히 영화가 관객들에게 실제 역사에 대한 특정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표현의 자유에는 어디까지 책임이 따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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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어느 한쪽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 문제를 보수와 진보의 싸움으로만 바라보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보수에게 유리한 역사라고 해서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진보에게 유리한 역사라고 해서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등장한다고 해서 영화의 내용이 모두 진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이 악역으로 나온다고 해서 그것이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역사는 특정 정당의 것도 아니고 특정 진영의 것도 아니다.**

역사는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할 우리 모두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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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역사영화를 보았는가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는 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정말 많았다.

어떤 영화는 특정 시대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어떤 영화는 반대로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어떤 영화는 한쪽의 시각만을 강조했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논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관객이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영화적 해석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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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도 이제는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나는 이번 논란을 보면서 오히려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영화에서 본 내용을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나?”

“어떤 역사적 자료가 있는가?”

“영화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부분은 무엇인가?”

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가 중요하다.

어느 쪽의 주장이라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하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민주주의는 더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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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책임을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영화를 만들지 못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영화는 자유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감독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야 하고,

배우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자유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표현에는 자유가 있지만,

그 표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책임도 따라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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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여기서 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영화의 책임은 감독과 제작진에게만 있는 것일까?**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의 내용을 알고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특히 국민적 인지도가 높은 유명 배우가 영화에 출연하고,

시사회에서 작품에 대한 강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그 발언이 관객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단순히 “나는 배우일 뿐이다”라는 말로 모든 책임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영화 출연을 넘어 ‘유명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따로 이어가 보려고 한다.

**「배우들은 정말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 사이에서 우리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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